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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가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 조회수 14402 2012.12.24

효석 2024.02.14 20:32 조회 99

부모의 간섭을 줄여야 하는 이유

일부 과학자들은 지성이 미리 결정되며, 학습능력은 아이가 학교에 발을 채 들여놓기도 전에 결정된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집착해왔다. 그러나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자 《아인슈타인은 낱말카드를 쓰지 않았다 : 어떻게 하면 제대로 배우게 할까, 왜 아이를 더 놀게 하고 덜 외우게 해야 하나》의 공동 저자인 캐시 허시 파섹Kathy Hirsh-Pasek 박사는 그런 생각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의 유전자와 뇌, 그리고 몸은 모두 엄청난 범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는가에 따라 정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고 반대로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도 있어요.”
허시 파섹 박사는 모든 학부모들에게 “오늘날 진정으로 똑똑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피아노 수업이나 퀴즈 학습을 위해 예비학교에 등록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만 하면 엄청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지성이란 지식을 나열하거나 역사 연표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똑똑하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의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슈퍼컴퓨터나 위키피디아가 우리보다 똑똑하다고 말해야 하거든요.”
오늘날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가 대학에 가도록 최선을 다해 아이의 학습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하지만 허시 파섹 박사의 말에 따르면, 아이의 공부를 가르쳐줄 개인교사를 두는 것보다 세상 자체에 흥미를 느끼도록 침대머리에 앉아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칼싸움을 하는 게 훨씬 아이를 똑똑하게 만드는 가치 있는 교육법이다.  
놀이는 아이를 똑똑하게 만든다
21세기에 어울리는 지성과 기술을 계발해주기 위해 허시 파섹 박사는 학부모들에게 ‘환상 배우기’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사람은 똑똑해질 수 있는 특정한 기술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 아이들은 방과 후에 축구 교실에 갔다가 피아노 학원을 거쳐 보습 학원에 가지만, 그런다고 해서 똑똑해지는 게 아니다. 차라리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게 똑똑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허시 파섹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똑똑하다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많이 배웠느냐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는가입니다. 예술을 예로 들자면 아이에게 선을 그어보라고 할 수 있지만, 선만 그리다 보면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않게 되어 결국 창조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이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조각해보라고 하고 시각예술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허시 파섹의 생각은 여러 연구보고서에 발표되었고, 그는 그 생각을 다음과 같은 좀 더 간명한 문구로 만들었다. ‘놀이는 아이를 똑똑하게 만든다.’허시 파섹 박사의 생각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다. 필라델피아아동병원의 청소년 의학 전문가이자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의 교육학 교수인 케네스 진스버그Kenneth Ginsburg 박사는 ‘놀이 교육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놀이는 아이를 창조적으로 만들며, 아이는 놀이를 통해 세상을 탐구한다. 아이가 어른 역할을 하며 노는 동안 아이는 두려움을 정복하고 자신의 세상을 다스리고, 새로운 역량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감이 커지고 침착해지며 닥쳐올 시련을 당당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
어른들은 아이가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보고 쓸데없이 힘만 뺀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을 계발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진스버그 박사는 놀이가 가진 사회성 함양의 효과에 대해서도 이렇게 평가한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놀게만 놔둬도 아이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함께 나누고, 협상하고, 갈등을 풀고, 자신을 옹호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이어 진스버그 박사는 자유롭게 놀게 허용해주는 것이 자녀의 청소년기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십대 청소년의 운동이나 예술, 공부 등에 적절히 조언을 하며 재미를 붙이게 하는 건 좋지만 아이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주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십대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입니다.
                                                                                        십대에게 어떤 역할을 하라고 부모나 교사가 간섭하면 할수록,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돼버립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것에 따를 뿐이지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을 발전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을 때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되고, 더 심도 깊게 추구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아이에게 똑똑하다거나 재능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당신은 아이가 숙제를 잘하는지 보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주는 타입인가? 미국 뉴저지 프린스턴대학의 에일린 케네디 무어Eileen Kennedy-Moore 박사는 절대 그러지 말라고 조언한다.
“부모는 아이의 숙제가 그럴 듯하게 보이도록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의 문제는 아이에게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칫하면 아이가 실수나 오류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강박적인 태도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또 부모의 도움으로 마친 과제에 대해 부정적인 평이라도 듣게 되면 아이는 숙제가 누구의 책임인지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말고 방치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와주는 것과 아이를 대신해서 숙제를 해주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다. 예를 들면 부모는 아이가 찰흙 도자기를 만드는 숙제를 할 때 전문 도예가의 솜씨를 발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초등학교 3학년짜리가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아이를 너무 많이 도와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케네디 무어 박사는 말한다. “부모가 아이 숙제를 너무 많이 도와주는 것은 아이와 교사가 의사소통하는 데 훼방을 놓는 일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진짜로 이해했는지 아닌지 교사로서는 알 수가 없게 돼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게 하려면 부모가 어떻게 도와야 할까? 케네디 무어 박사는 놀랍게도 아이에게 똑똑하다거나 재능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아이에게 재능 대신에 전략과 노력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케네디 무어 박사는 컬럼비아대학의 캐롤 드웩Carol Dweck 박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뉴욕 시의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 가지 테스트를 했다. 첫 번째 테스트는 쉬웠다.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일부러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칭찬을 했다. 즉 A그룹에게는 똑똑하다고 칭찬했고, B그룹에게는 노력한 점에 대해 칭찬했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일부러 어려운 문제를 냈다.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노력한 점에 대해 칭찬한 아이들은 자신의 노력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느꼈지만, 똑똑하다고 칭찬받은 아이들은 테스트를 제대로 풀지 못하자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고 느꼈다.
세 번째 테스트는 처음과 같이 쉬운 과제가 제시되었다. 노력에 대해 칭찬했던 B그룹 학생들은 30퍼센트 가깝게 점수가 올랐다. 하지만 똑똑하다고 칭찬했던 A그룹 학생들은 오히려 점수가 20퍼센트 정도 떨어졌다.
이 실험결과를 보고 부모가 알아차려야 할 시사점은 무엇일까? 즉 아이에게 똑똑하다고 칭찬하면 그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믿기 시작한다. 그 생각은 청소년기에는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아이가 자유롭게 놀게 하라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뇌 발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를 꾸준히 유지하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는 것도 자명한 이치다. 2005년 미국소아과학협회에서는 모유 수유에 대해 이전에 발표했던 정책들을 개정하며 “실험결과 모유는 아이의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데 다소의 영향이 있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발표했다.
또한 미국소아과학협회는 모유를 먹고 자란 유아의 경우, 커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과체중이나 비만 문제는 심각해서 3분의 1 정도가 과체중에 해당할 정도다.
그런데 비만은 지적 능력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진스버그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이 문제 또한 놀이가 관건이다. 비만 아동들은 주로 앉아서 지내고 바깥에 나가 뛰어놀지 않기 때문에 놀이에 포함되어 있는 교육적이고 사회적이며 건강에 이로운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진스버그박사 의견은 다음과 같다.
“소아비만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를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놀이가 좋은 점은 가장 단순한 원리인데, 놀이를 통해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된다는 점이지요. 따라서 아이들을 바깥에 풀어놓고 자유롭게 놀게 하면 자신이 해야 할 다양한 학습을 경험하게 되며 몸과 마음까지 건강해집니다.” 아이를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면 몸만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두뇌까지 계발된다는 얘기다.
좋은 책에는 힘이 있다
끝으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육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권하는 교육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좋은 책에는 힘이 있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책에 흥미를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진스버그 박사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의 지성을 키워주는 방법으로도 좋지만, 부모가 얼마나 지식을 사랑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부모의 독서지도가 갖는 고무적인 결과는 2010년에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에도 등장한다. 책이 많은 집의 아이는 책이 거의 없는 집에서 자란 아이보다 교육을 3년 더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부모의 교육, 직업, 계층, 지위에 상관없이 집에 책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즉 부모가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책이 많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지며, 특별한 기술이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랐더라도 좋은 직업을 얻을 확률이 두 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똑똑해지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아이를 태권도 학원이나 바이올린 학원에 보내는 대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라. 집 안에서든 밖에서든 자유롭게 놀게 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서 놀게도 하고 혼자서 놀게도 하라. 그런 자유 시간이야말로 아이의 창조력과 상상력을 무한대로 키워준다. 닌자로 변신하여 카드로 만든 성을 공격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그 아이가 대학에 가면 우등생이 된다.
글·크리스티안 윈트로프 Christianne Winthrop | 번역·구승준 wcady@empas.com   

 사랑의 매’가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                                                                                        아이들을 기르면서 ‘대체 저 아이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기에 저 모양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잘 몰라 난감할 때 주로 부모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다(이 때 몸을 통해서 마음에 접근해보기 바란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심리학 ‘아이들은 왜 엄마를 좋아할까’ 참조).

아이들을 기르다 보면 ‘대체 저 아이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기에 저 모양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출처:gettyimages>

칭찬이나 격려, 지지 등을 어린 자녀에게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보듬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로서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서는 칭찬이나 격려, 지지 등이 아닌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될 때가 있다. 꾸중이 꼭 필요한 경우를 이름이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합리적 꾸중을 해야 하지만 꾸중을 하다 보면 화가 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꾸중은 야단으로 변질되면서 결국에는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체벌을 하게 된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체벌이라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참 많이도 쓰이고 있는 방법이 육체적 체벌 즉 매다.

2012년 올해 10월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학대 건수는 2001년 2105건에서 2011년 6058건으로 무려 3배나 증가했다. 아동학대의 전체사례 중 86.6%는 가정에서 이루어졌고 그 중 83.1%는 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미국 보건복지부(National Incidence Study: NIS)등을 필두로 여러 나라가 발표한 아동학대 유형 중에서 신체적 학대는 국가나 시기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개념도 1962년 Kempe가 “매 맞는 아이 증후군(battered child syndrome)”이라는 용어를 정의하면서 처음 시작했다.

잘못을 한 아이에게 부모가 매를 든다. ‘사랑의 매’ 또는 ‘합리적 체벌’을 하면서 아이가 다시는 매맞지 않을 방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안타깝게도 아이는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을 배우기보다는 누군가가 잘못을 할 때는 때려라를 먼저 배운다. 때리는 것을 의사소통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많은 부작용이 그 뒤를 따른다.

‘사랑의 매’를 통해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안타깝게도 아이는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을 배우기보다는 누군가가 잘못을 할 때는 때려라를 먼저 배운다. <출처:gettyimages>

미국 툴레인 대학(Tulane University) 심리학과 테일러(C, Taylor) 교수는 3살 무렵 부모에게 매를 맞은 아이가 5살이 되었을 때 매를 맞지 않은 아이보다 공격성을 50%이상 더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공격성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1살 때 매를 맞은 아이는 3살 때 인지능력도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듀크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벌린(L. Berlin)이 발표했다(2009). 미국 뉴햄프셔대학교의 사회학과 교수 스트라우스(M. Straus, 2009)박사의 청소년 추적연구에 따르면 인지능력 저하는 2-9세의 매맞는 아동의 지능지수가 4년 후 평균 5점 정도의 하락을 가져왔음을 보여주었다.

매맞는 아이가 자라서 공격적이고 공부 못하는 아이로 자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2009년 미국 오하이오 대학 조나단 베스파(J. Vespa) 교수 팀은 3세대에 걸친 양육방법의 대물림 연구를 발표했다. 1979년 연구 시작 당시 14~22세였던 사람들 1133명을 대상으로 1996까지는 매년, 1996년부터 현재까지는 2년마다 한번씩 만나면서 조사 연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이들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자라 부모가 됐을 경우 그 자녀를 어떻게 기르는지도 관찰하고 있다.

중요 연구 사항은 한 주당 체벌 횟수, 한 주당 애정표현 횟수, 한 주당 책 읽어주기 횟수 등이다. 세 행동 모두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특히, 매를 맞은 자녀는 자신의 자녀에게 매를 드는 비율이 매를 맞지 않고 자란 자녀에 비해 150%이상 높았다.

 체벌, 사랑일까 학대일까                                                                                                                               옳은 방향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처벌은 학대나 폭력과 다르지 않다. <출처: gettyimages>

2008년 미국의 아동질환기록(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우울증과 배우자와의 가정 폭력이 모두 있는 엄마는 2명 중 1명 꼴로 아이를 때리고, 우울증이나 가정 폭력 중 한 가지 문제가 있는 엄마는 3명 중 1명 꼴로 아이를 때리고, 우울증과 가정 폭력이 모두 없는 엄마는 4명 중 1명 꼴로 아이를 때렸다. 우울증과 가정 폭력이 모두 없는 엄마와 비교했을 때 두 가지 문제가 모두 있는 엄마는 250%나 더 아이를 체벌했다. 우울증만 있는 엄마는 60% 더, 가정 폭력만 있는 엄마는 50% 더 때렸다. 엄마가 아이를 때리는 이유는 아이의 행동과는 상관이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올해 국회 아동학대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경제적,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지닌 부모에 의한 것이다. 처음부터 아이를 매질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행해진 노스캐롤라이나대 애덤 조로톨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자녀를 때리는 부모도 처음에는 아이를 심하게 많이 때리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그냥 손바닥으로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한 번 손댄 정도였는데, 결국 매질로 이어졌다. 손바닥으로 아이를 때릴 때는 가장 때리기 쉬운 부위가 바로 머리, 얼굴, 뺨이 된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처벌은 아이를 변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처벌은 교육적 효과가 없다. 특히 머리, 얼굴, 뺨에 대한 ‘사랑의 매질’은 원치 않는 행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검증되고 있다. 혹시라도, 아이를 때렸다가 맞은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변화했다면 그나마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옳은 방향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처벌은 학대나 폭력과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사랑하는 자식을 학대하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단지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하는 부모가 있을 뿐이다. 

글 김미라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심리학과 주임교수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억 및 학습법, 공부법 등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교육방송(EBS) ‘60분 부모’에 출연하여 효과적인 공부법에 대해 소개하였다.